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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동강은 전국 총인구의 1/3에 해당하는 영남지역 주민들의 유일한 식수 원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식수원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는 영남인의 젖줄입니다. 그런데 이 강의 유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나 이 강의 수질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당국에서는 이 강물을 이용만 하고 수질환경의 관리나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일에는 무관심한 채, 강의 중상류에 페놀과 같은 독성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설립 허가는 물론이고, 악성폐수를 배출하는 대단위 비산염색공단까지도 무책임하게 조성해 왔습니다. 게다가 대구와 같은 대도시의 생활하수 또한 거의 처리하지 않은 채 강으로 마구 흘려버림으로써 낙동강의 수질은 해가 거듭할수록 급격히 악화되어 왔습니다. 지난 1991년 3월에 발생한 페놀사태는 그동안의 무책임이 낳은 식수오염의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 사건의 하나입니다.
2.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질오염의 한 원인이 되는 도시생활 하수는 하수처리 시설만 적절히 하여 오염부하량만 줄여 주면 강은 다시 살아납니다. 그러나 염색공장, 페놀수지공장, 도금공장과 같은 유독성 물질을 내는 공장폐수는 극미량만 들어 있어도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하 폐수처리나 정수처리 과정에서도 잘 처리가 되지 않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장들은 처음부터 식수원 주변에는 설립허가를 해주지 않아야 했습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유해물질들을 취급하는 공장들을 대구나 구미 지역에 유치하고, 설립허가를 해줌으로써 페놀사태, 대구 비산염색공단 폐수유출사태 등 살인적인 낙동강 식수오염 사건들이 발생하고 말았으며, 앞으로도 언제든지 제2, 제3의 페놀사태가 일어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4. 낙동강 페놀사태 발생 당시에 사단법인 낙동강보존회를 비롯한 부산시민단체연합회에서 대정부 질의를 통하여 식수원인 낙동강 유역에 유해물질 배출 공장 설립금지에 관한 건의를 했을 때 건설부와 환경처 등 관계당국은 회신을 통해 ‘낙동강 유역에 공단을 증설할 시에는 무공해 업체 위주로 선정토록 할 것이며, 기존 공해업체에 대해서는 현 위치에서 환경시설 강화 또는 이전 집단화시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5. 그런데 그런 약속을 한 정부당국이 어떻게 해서 최근에 들어와 낙동강변에 있는 경북 위천에 악성공해업체들을 위한 대단위 염색공단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당국이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하던 ‘맑은 물 공급대책’은 국민을 기망하기 위한 한 방편이었다는 말입니까?
6.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공업단지 조성의 필요성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악성 공해물질 발생원인이 되는 염샘공단을 식수원인 낙동강 유역에 설립하는 것은 상식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꼭 설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낙동강 유역밖의 지역인 포항이나 부산쪽으로 이전 집단화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7. 정부당국은 위천 염색공단 조성계획의 경위와 금후 대책을 명확하게 국민 앞에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8. 우리들은 위천 염색공단 조성에 관한 정부당국의 금후 조치를 예의주시 할 것이며, 염색공단과 같은 악성공해업소의 낙동강 유역 밖으로 이전이 실현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을 선언합니다. 1천2백만 낙동강 유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 모든 시민단체들도 우리와 우리 자손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하여 낙동강 수질보전을 위한 투쟁에 기꺼이 동참할 것임을 아울러 밝혀 둡니다.
1993년 2월 18일
사단법인 낙 동 강 보 존 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