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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987년 11월 준공된 낙동강 하구둑은 해수역류로 인한 염해방지에 가장 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양질의 상수를 다량 확보하고 아울러 농공용수도 늘린다는 것이 부산시의 주장이었습니다.
2. 이에 대해 본회에서는 낙동강 하구둑 건설 구상이 거론된 초기부터 하구둑 건설의 부당성을 지적하여, 조급한 착공을 반대하여 왔었습니다. 본회가 가장 우려하였던 점은,
(가) 물금취수장을 포함한 낙동강 하구역의 수질오염 가중이었읍니다. 하 구둑이 건설되면, 강물의 정체와 오염된 토사의 누적으로 오염이 확산? 심화 될 것이 명약관화한 때문이었읍니다. 따라서 최소한 상하류로부터의 오염원을 차단할 수 있는 철저한 대책이 강구된 연후에 하구둑 건설에 대한 논의를 해 주기 바랐읍니다.
(나) 하구둑 내외의 수심 유지문제와 홍수에 대한 위험을 지적했었읍니다. 하구둑이 건설되었을 때, 하구둑 안쪽의 토사의 퇴적으로 하상이 상승되어 오히려 농공용수 확보량이 감소되며, 또한 하구둑 안쪽의 하상 상승과 하구일대 삼각주 변형으로 인한 홍수 등의 재해 위험이 필연적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구둑이라는 대역사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이상 건기와 우기 및 홍수 전후의 유사량 변화, 표사의 기원, 연안류? 파랑? 조류의 기록, 홍수와 태풍 전후의 삼각주 변형 등 하구 일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자연 변화와 생태계 변화에 대한 기초조사가 선행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었읍니다. 그렇지 못했을 경우, 홍수 등 각종 재해가 클 것이며, 준설 등에 따른 경비 지출이 막대할 뿐만 아니라 준설 그 자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을 했었읍니다.
(다) 그리고 부산시가 내세웠던 염해는 1년중 염해가 심하게 나타나는 겨 울 갈수기의 대조시 7～8일에 불과하고, 그에 대해서는 상류의 안동댐 수량조절과 보조취수장 건설 정도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어서 별로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고, 거대한 재앙을 자초할지도 모르는 하구둑을 서둘러 건설해야 할 까닭이 없다고 수차에 걸쳐 건의를 한 바 있었읍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및 관계당국에서는 목전의 사회 경제적인 타당성 만을 우선으로 인정하여 하구둑을 착공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관계당국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시키는 부대조치와 수질관리를 위해 장림종말처리장 건설 등의 대책을 충분히 강구할 것임을 천명하였으나, 제반 제시했던 부대조치와 대책이 전무한 상태로 준공을 보았읍니다.
4. 하구둑이 준공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지난 1월경부터 본회가 우려하 여 왔던 문제들이 현실로서 나타나기 시작했읍니다. 낙동강의 수로 변경으로 인하여, 하구둑 바깥의 모래톱을 준설하지 않으면 낙동강이 범람할 위기에 처한다는 사실이 밝혀져(부산일보, 1988. 1. 25일자), 뒤늦게 수로를 트는 모래톱 준설공사를 해야만 했읍니다. 그리고 중금속 오염 가중과 부영양화 진행으로 낙동강의 오염 정도가 가속화되고 있어 상수원수 3급 수질기준을 초과하여 상수원수로 사용이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는 보도에 이어(부산일보, 1988. 6. 3일 자), 최근에는 낙동강 하구지역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실(부산일보, 1988. 7. 7일자)로까지 나타났읍니다. 특히 제방으로 가로막아 버린 명지 일대는 하구둑 바깥의 바다 표층 수질조차 산소가 전무한 상태에까지 이르고 있읍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부산시민의 식수원이며 생명선인 낙동강이 하구둑 건설 이후 급격히 죽음의 강으로 변하여 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부산시가 하고 있는 장림하수처리장 건설 운용과 둑 내외의 퇴적 토사의 정기적인 준설만으로는 상류의 공단 폐수, 농약, 생활하수 등 거대한 오염원으로부터 낙동강의 수질으로 보전하거나 개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밖에 볼 수가 없읍니다. 그렇다면 하구둑 건설의 의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으며, 나아가서 하구둑이 교량으로서의 역할 외에는 더 이상 무슨 소용이 있는지 커다란 의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시당국은 현시점에서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줄 믿읍니다.
5. 부산시민에게 안전한 양질의 수도물을 공급할 책임을 지고 계시는 부산시 장으로서 낙동강 수질 오염상태의 현 실상을 숨김없이 공개하여 주시고, 또 그 에 따른 수질 보전대책을 밝혀 주셔서 낙동강물을 먹고 있는 부산시민의 불안을 한시 바삐 해소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1988년 8월 6일 |
